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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댓글부대>는 올해 3월에 개봉한 영화로, 장강명 작가의 장편소설 <댓글부대>를 원작으로 하는 소설입니다. '댓글부대'란 인터넷 기사나 커뮤니티 등에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아서 사이버 여론조작을 시도하는 집단을 일컫는데요. 일반적인 단체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으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 집단이 이용되기도 합니다. 이는 명확한 법안으로 처벌할 수가 없어 그 경계가 굉장히 모호합니다. 영화는 많은 커뮤니티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설정들을 통해 현 온라인에서 만연히 일어나는 '여론 조작'을 묘사합니다.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스릴러 영화이지만 현대 사회에 훨씬 맞닿아 있어 소름 끼치고 찝찝한 스릴러 영화, 댓글부대입니다.

    영화 정보

    실력 있지만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은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정직당합니다. 6개월이 지나도 복직은 되지 않고, 절망하던 그 때, 온라인 여론을 자신들이 조작했다는 제보자를 만나게 됩니다. 고작 스무 살 초반 남짓해보이는 제보자는 자신들이 어떻게 여론을 조작했는지, 긴 이야기를 풀기 시작합니다. 대기업 비리를 폭로하는 기사가 오보로 판명이 나며 기자 인생이 정지되어 버린 기자, 임상진 역에는 손석구 배우가 댓글부대 '팀 알렙'의 리더격 멤버 찡뻤킹 역에는 김성철 배우, '팀 알렙'의 커뮤니티 전문가이자 다소 다혈질 적인 팹택 역에는 홍경 배우, '팀 알렘'에서 글쓰기를 맡고 있었고, 추후 상진에게 제보를 하는 찻탓캇 역에는 김동휘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개봉 후 언론 시사회에서는 전반적으로 호평이 우세하였고, 관람객 평은 호불호가 많이 갈렸습니다. 속도감있게 사회의 내면을 파헤치며 이야기를 잘 이끌어갔고,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다소 열린 결말로, 도대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며,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한 부분을 혼란스럽게 만들어놓음으로써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결말이 찝찝하기도 하고 마치 다시 시작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으나 상상하는 재미가 있기도 했고,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가'라는 영화의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고 생각해서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실제와 허구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대사가 하나 있습니다. '완전한 진실보다 거짓이 섞인 진실이 더 진짜 같다.' 영화는 이 대사를 아주 철저히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에는 이 영화 속 내용은 모두 실화이며,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피하기 위해 이름을 허구로 작성했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그리고는 촛불집회 사건의 시작부터 파헤치고 들어가며, 우리에게 익숙한 '삼성'의 로고가 '만전'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등장합니다. 실제로 영화에 등장하는 '하이패스 전파 방해 사건'은 2004년 삼성 SDS 주식회사의 SOC개발팀 소속 직원들이 능동형 하이패스시스템 현장성능시험 업무를 방해하여 실형을 받았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2019년 140억 입찰 비리 사건도 더 오르게 합니다. 또한 광화문 촛불집회를 가감 없이 다루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음을 꾸준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편, 영화의 후반부로 달려갈수록 영화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실제와 허구를 뒤섞어버립니다. 제보자 찻탓캇(이영준)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임상진 기자의 기사는 또다시 오보로 판명이 나고 맙니다. 도대체 제보의 어디부터가 진실이고 허구인지 뒤섞어버리면서 과연 이 모든 내용 중에 진실이 얼마나 있는 건지 임상진 기자와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임상진 기자는 마지막 카드로 찻탓캇에게 배운 여론 조작 수법을 이용하여 그의 새로운 기사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의 글이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이야기는 미완의 상태로 끝을 맺지만, 관객들은 임상진의 운명과 댓글부대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품은 채, 스스로 결말을 상상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온라인 실태

    이 영화는 작품 내 피 한 방울, 무서운 장면 하나 나오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을 정말 잘 반영한 스릴러 영화입니다. 영화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인스티즈, 판, 디씨인사이드 등 다양한 커뮤니티, 기사 댓글 등을 정말 흡사하게 구현했습니다. 각 SNS에서 볼 수 있는 댓글 유형들, 특히나 악플에 관한 부분은 정말 놀랍도록 당장 휴대폰만 켜도 볼 수 있는 현재 상태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타인의 신상을 마구 터는 세계, 글을 올리기만 하면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퍼지는 세상이 바로 현재인 것 같습니다. 팀 알렙의 많은 여론 조작 에피소드 중에서도 특히나 소름 돋았던 것은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수법이었습니다. 1인 시위를 하는 사회운동가를 멈추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고 있는 대학생 하나를 희생시키는 모습은 현재 많은 인플루언서들의 부흥과 몰락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너무도 쉽게 글로 사람을 죽이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나라의 온라인 실태를 한 번 더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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